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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3

한국영화 <히든페이스> (관음증, 밀폐공간, 욕망의 민낯)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불편함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단순히 자극적인 장면 때문이 아니라, 화면 속 성진의 행동이 어딘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30대 후반 남자의 눈으로 본 히든페이스는 에로틱 스릴러라는 장르 너머에서 꽤 묵직한 질문을 던졌습니다.관음증이라는 장치,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역전제가 직접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개념이 바로 관음증(voyeurism)이었습니다. 관음증이란 타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 대상을 몰래 지켜보는 것에서 심리적 만족을 얻는 성향으로, 정신의학에서는 관음장애(Voyeuristic Disorder)로 분류됩니다. 영화는 이 개념을 단순한 자극 소재가 아니라 서사의 핵심 구조로 활용합니.. 2026. 5. 13.
한국영화 <인간중독> 리뷰 (송승헌, 임지연, 불륜 멜로) 불륜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했다면, 그게 과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걸까요? 저는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이 질문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자극적인 장면 때문이 아니라, 김진평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내면의 균열이 예상보다 훨씬 깊고 불편하게 와닿았기 때문입니다.1969년 군 관사, 왜 그 배경이어야 했나배경이 1969년 베트남전 말기의 군 관사라는 설정은 단순한 시대적 장식이 아닙니다. 이 공간은 미장센(mise-en-scène)의 측면에서 매우 치밀하게 설계된 무대입니다.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되는 모든 시각 요소, 즉 조명, 의상, 공간 구성, 배우의 위치까지 포함한 연출 개념입니다. 김대우 감독은 이 개념을 적극 활용해 군 관사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억압의 상징으로.. 2026. 5. 6.
한국영화 <방자전> 리뷰 (캐릭터 재해석, 서사 구조, 감상평)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춘향전이라길래 뻔한 신분 차이 로맨스를 기대했는데, 영화가 시작되고 10분도 안 돼서 그 기대가 완전히 박살 났습니다. 춘향도, 몽룡도 아닌 방자가 스크린 한가운데 서 있었고, 저는 그 순간부터 이 영화에 완전히 끌려들어 갔습니다.고전을 해체한 캐릭터 재해석, 그 도발적인 서사 구조영화 방자전은 서사 구조(narrative structure)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서사 구조란 이야기가 전개되는 순서와 인과관계의 틀을 말하는데, 방자전은 원전인 춘향전의 주인공을 주변인으로 밀어내고 머슴 방자를 중심축으로 놓음으로써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이야기의 질서를 해체합니다.제가 직접 봐보니, 이 구조 전환의 힘은 단순한 반전 이상이었습니다. 몽룡(류승범 분)은 이 영.. 2026.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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