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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8

한국영화 <내부자들> (권력 카르텔, 버디무비, 카타르시스) 직장 생활 10년을 넘기고 나면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어디 출신이냐'는 질문 앞에서 조용히 막히는 그 느낌. 저도 그 벽에 부딪혔을 때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봤습니다. 10년 전 개봉작인데도 화면 속 장면들이 어제 뉴스처럼 생생하게 와닿았습니다. 영화 내부자들이 여전히 회자되는 이유가 그 지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정·재·언 카르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권력의 구조영화는 세 개의 축으로 권력의 삼각형을 설계합니다. 대권 주자 정치인, 그를 뒤에서 지원하는 재벌, 그리고 여론을 설계하는 언론 주필. 이른바 정·재·언 카르텔(政財言 Cartel)입니다. 여기서 카르텔이란 본래 경제학 용어로, 경쟁을 피하기 위해 복수의 집단이 가격이나 생산을 담합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2026. 5. 30.
한국영화 <좀비딸> 리뷰 (한국 좀비 장르, 부성애, 조정석)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별 기대 없이 봤습니다. 원작 웹툰을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좀비물에 감동이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극장을 나오면서 눈가를 닦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30대 후반 아이 아빠로서, 이 영화는 단순한 장르 영화가 아니었습니다.한국 좀비 장르가 선택한 전혀 다른 문법국내 좀비 장르물은 지난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기점으로 좀비물이 주류 상업 영화 시장에 안착했고, 관객들도 이제 피와 공포보다 그 안의 인간 드라마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가 발표한 2023년 장르별 관객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관객이 꼽은 최우선 관람 동기는 "스릴과 공포"가 아닌 "감정적 몰입"이었습니다(출처: 영화진.. 2026. 5. 27.
한국영화 <그녀가 죽었다> (관음증, SNS 중독, 스릴러) SNS 피드를 내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저 사람은 정말 저렇게 살까. 저는 솔직히 그런 순간이 꽤 자주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걸 처음 제대로 인정하게 됐습니다.관음증과 디지털 전시욕, 이 둘은 정말 다른 걸까영화의 핵심 장치는 두 인물의 대비입니다.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 분)는 고객이 맡긴 열쇠로 몰래 타인의 집에 들어가 일상을 훔쳐봅니다.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 분)는 SNS에서 조작된 일상을 내보이며 타인의 시선을 끌어모읍니다. 표면적으로는 전혀 다른 행동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이 두 사람이 사실 같은 욕망의 양면이라고 말합니다.여기서 관음증(Voyeurism)이란 단순히 성적 일탈을 뜻하는 임상 용어가 아.. 2026. 5. 11.
한국영화 <검은 수녀들> 리뷰 (미장센, 구마 의식, 신념)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극장에 들어서면서 저는 그냥 무서운 공포 영화 한 편 보고 나오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30대 후반의 피곤한 직장인이 예상치 못하게 '신념'이라는 단어를 되새기게 된 밤이었습니다.수녀원이라는 폐쇄 공간, 그 안의 미장센혹시 영화를 볼 때 화면의 색감이나 조명 구성을 의식적으로 따라가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보통 그냥 이야기에 빠져드는 편인데, 이 영화만큼은 시각적인 설계가 자꾸 눈에 들어왔습니다.검은 수녀들은 처음 장면부터 채도를 의도적으로 낮춰 놓습니다. 미장센(mise-en-scène)이란 카메라에 담기는 모든 시각 요소, 즉 조명, 소품, 배우의 위치, 공간 구성을 연출자가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영화적 설계를.. 2026. 4. 29.
한국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안개 연출, 부성애, 이선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극장 불이 꺼지고 첫 장면이 펼쳐지던 순간, 저는 그냥 여름 블록버스터 한 편 보러 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공항철교 위에 짙게 깔린 안개를 보는 순간, 30대 후반 직장인으로 살면서 매일 마주하는 그 묘한 답답함이 스크린 위에 그대로 펼쳐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영화, 단순한 재난 액션이 아닙니다.안개 연출이 만들어낸 공포: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무섭다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실제로 짙은 안갯속 고속도로를 달릴 때의 그 공포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10미터 앞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는 차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 심장이 목까지 올라오죠. 영화 속 공항철교 장면이 유독 실감 나게 느껴진 건 그 기억이 있어서였을 겁니다.김태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안.. 2026. 4. 28.
한국영화 <보통의 가족> 리뷰 (도덕성, 부성애, 심리 연출)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내 아이가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30대 후반,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면서 늘 아이에게 "정직해야 한다", "남을 괴롭히면 안 된다"라고 가르쳐왔는데, 영화관을 나오는 순간 그 말들이 얼마나 가볍게 내뱉어진 것인지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 찝찝함이 며칠째 사라지지 않아 결국 이 글을 씁니다.도덕성이라는 이름의 허울, 식탁 위에서 벗겨지다영화 보통의 가족은 두 형제 가족이 함께하는 세 번의 저녁 식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형 재완(설경구 분)은 돈과 권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한 변호사이고, 동생 재규(장동건 분)는 원칙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소아과 의.. 2026.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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