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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33

한국영화 <사흘> 리뷰 (부성애, 오컬트, 박신양)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한국 오컬트 장르를 그리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딘가 억지스럽고, 서양 공포물을 어설프게 흉내 낸다는 인상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영화 사흘을 보고 난 뒤, 그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장례식장이라는 폐쇄 공간, 3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그리고 딸을 잃은 아버지의 무너지는 이성. 이 세 가지가 맞물리는 순간, 이건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었습니다.부성애가 공포를 이기는 순간, 그리고 그 위험함흉부외과 의사인 차승도(박신양 분)가 딸 소미(이레 분)를 잃는 장면부터 영화는 심장을 조여 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자녀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아이가 아프기만 해도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 감각이 스크린 위 승도에게 그대로 겹쳐 보였습니다.승.. 2026. 5. 12.
한국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미장센, 캐릭터 아크, 로맨틱 코미디) 청불(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를 보고 나서 "위로받았다"는 말이 가능할까요? 솔직히 저도 반신반의하며 극장 좌석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두 시간이 지나고 나오면서 든 생각은, 이 영화가 단순히 자극적이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30대 후반의 무채색 일상에 붉은 물감 한 방울이 떨어지는 느낌, 그게 이 영화의 정체입니다.색채 대비로 읽는 미장센: 이 영화가 시각 언어를 쓰는 방식박진표 감독의 연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색채 설계입니다. 미장센(mise-en-scèn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되는 모든 시각 요소, 즉 조명, 소품, 배우의 동선, 색채까지를 감독이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연출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 영화는 그 미장센을 색채 대비.. 2026. 5. 8.
한국영화 <인간중독> 리뷰 (송승헌, 임지연, 불륜 멜로) 불륜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했다면, 그게 과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걸까요? 저는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이 질문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자극적인 장면 때문이 아니라, 김진평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내면의 균열이 예상보다 훨씬 깊고 불편하게 와닿았기 때문입니다.1969년 군 관사, 왜 그 배경이어야 했나배경이 1969년 베트남전 말기의 군 관사라는 설정은 단순한 시대적 장식이 아닙니다. 이 공간은 미장센(mise-en-scène)의 측면에서 매우 치밀하게 설계된 무대입니다.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되는 모든 시각 요소, 즉 조명, 의상, 공간 구성, 배우의 위치까지 포함한 연출 개념입니다. 김대우 감독은 이 개념을 적극 활용해 군 관사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억압의 상징으로.. 2026. 5. 6.
한국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메타 서사, 성좌 시스템, 세계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원작 웹소설을 한 회도 읽지 않고 이 영화를 봤습니다. '비인기 소설이 현실이 된다'는 설정이 너무 낯설어서 계속 뒤로 미뤄뒀던 거죠. 그런데 영화관을 나오면서 제가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30대 후반, 매일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같은 회사로 출근하는 저에게 이 영화는 예상보다 훨씬 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메타 서사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쾌감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의 핵심은 단순한 생존 액션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메타 서사(Meta-narrative) 구조를 정면으로 활용합니다. 메타 서사란 이야기 안에서 '이야기 자체'를 소재로 삼는 서사 방식으로, 쉽게 말해 소설 속 주인공이 자신이 소설 속 인물임을 인식하는 구조입니다. 독자가 소설의 세계로 들어가 그 서사를 직접 조종.. 2026. 5. 6.
한국영화 <삼악도> 리뷰 (공포 빌드업, 오컬트 연출, 업보)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오컬트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귀신이 튀어나오는 장면에 놀라고 끝나는 공포라면 굳이 극장까지 찾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영화 삼악도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스크린이 꺼진 뒤에도 "나는 과연 떳떳한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공포 빌드업, 점프 스케어 없이도 이렇게 무서울 수 있다영화를 보기 전에 저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공포 영화 특유의 점프 스케어(jump scare), 즉 갑작스러운 소리나 이미지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연출 방식에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점프 스케어란 조용한 장면에서 갑자기 큰 소리나 이미지를 터뜨려 순간적인 놀람을 유발하는 기법으로, 많은 공포 영화들이 이 방식.. 2026. 5. 5.
한국영화 <박화영> 리뷰 (가출팸, 엄마역할, 독립영화) 한국 청소년 10명 중 3명이 가출 충동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숫자가 더 이상 숫자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 박화영은 그 숫자 뒤에 얼굴을 붙여주는 작품입니다. 가출 팸의 자칭 '엄마'가 되어 모든 것을 퍼주면서도 버림받지 못해 버티는 소녀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바라보며 뒤통수를 맞은 듯 멍해진 제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봅니다.가출팸이라는 구조, 보기 전에 알아야 할 것영화를 보기 전에 '가출 팸'이라는 개념을 먼저 이해하면 훨씬 더 깊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가출 팸이란 가정 밖 청소년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비공식 집단 거주 형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집을 나온 아이들이 서로를 가족처럼 묶어 생활하는 구조인데, 이 안에서 자체적인 서열과 권력관계가 생겨납니.. 2026.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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