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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무도실무관> 리뷰 (성장서사, 보호관찰, 액션) 액션 영화는 그냥 시원하게 때리고 끝나면 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틀었다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은 태권도·검도·유도 합계 9단이라는 황당할 정도로 유능한 주인공을 내세우면서도, 웃기게도 그 주먹보다 더 오래 남는 게 있습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책임'이라는 단어가 점점 무겁게 느껴지는 요즘, 이 영화가 생각보다 훨씬 뜨겁게 꽂혔습니다.재미만 좇던 청년이 보호관찰 현장에 던져지다주인공 이 정도(김우빈 분)는 낮에는 아버지 치킨집 배달을 돕고 밤에는 게임을 하는, 솔직히 저도 20대 초반에는 저랬다 싶은 캐릭터입니다. 인생 기준이 딱 하나, "재미있냐 없냐"입니다. 그런 그가 우연히 전자발찌 착용자에게 공격받는 .. 2026. 4. 18.
한국영화 <도둑들> 리뷰 (캐릭터, 케이퍼무비, 반전) 도둑 영화는 결국 '누가 무엇을 훔치느냐'가 핵심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을 다시 꺼내 보고 나서, 이 영화가 정작 훔치는 건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관객의 감정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단순 오락 영화로 소비하기에는 인물들의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습니다.10명이 한 화면에 있는데 아무도 묻히지 않는다는 것, 믿으시겠습니까케이퍼 무비(Caper Movie)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여기서 케이퍼 무비란 절도나 강도 등 범죄 계획의 준비부터 실행까지를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하는 범죄 영화 장르를 의미합니다. 오션스 일레븐이나 이탈리안 잡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죠. 이 장르의 가장 큰 약점은 인물이 많아질수록 개별 캐릭터의 서사가 얇아진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2026. 4. 18.
한국영화 <설계자> 리뷰 (심리 스릴러, 강동원, 미장센)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이 영화를 보러 가기 전까지 '강동원 얼굴 보러 가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극장을 나오면서 꽤 오랫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잘 만든 범죄 스릴러 한 편이 아니라, 제가 매일 반복하는 일상을 다시 보게 만드는 영화였기 때문입니다.심리 스릴러가 건드린 것: 의심이라는 이름의 지옥영화 속 주인공 영일(강동원 분)은 살인을 사고사로 위장하는 '설계자'입니다. 버스 급정거, 빗길 미끄러짐, 전기 누전처럼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우연처럼 보이는 것들을 치밀하게 조합해 완벽한 범죄를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영화가 가장 영리하게 활용하는 장치가 바로 서스펜스(suspense)입니다. 서스펜스란 결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관객이 느끼는 긴장과 불안감을 의미하는데, 이 영화는 총성이나.. 2026. 4. 17.
한국영화 <히트맨> 리뷰 (코믹 액션, 권상우, 30대 공감) 주말 저녁, 뭘 볼지 한참 고민하다 결국 "그냥 웃기고 시원한 거 하나 틀자"는 생각으로 고른 영화가 있습니다.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눌렀는데, 막상 보고 나서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아 결국 글로 남기게 됐습니다. 저처럼 일상에서 탈출 욕구를 느끼는 분이라면, 이 영화가 꽤 효과적인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코믹 액션 장르에서 히트맨이 고른 선택들영화 히트맨은 국정원 소속 엘리트 요원이었던 준(권상우 분)이 암살 임무를 수행하다 스스로 사고사를 위장해 조직을 이탈, 꿈이었던 웹툰 작가로 제2의 삶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장르로 따지면 코믹 액션(Comic Action)에 해당합니다. 코믹 액션이란 웃음과 격투·추격 등 액션 요소를 동시에 전면에 내세우는 장르로, 국내에서는 탐정 시리즈나 극한직업 같은.. 2026. 4. 17.
한국영화 <황야> 리뷰 (액션 쾌감, 포스트 아포칼립스, 마동석) 넷플릭스 공개 첫 주 만에 글로벌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한 영화가 있습니다. 제목은 황야. 소식을 접하고 솔직히 "또 마동석이 주먹 날리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나니, 그 단순한 생각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게 즐기고 말았습니다.대지진 이후의 서울, 액션의 밀도가 달라졌다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란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핵전쟁이나 재난으로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진 그 '이후'를 그리는 방식입니다. 황야는 대지진으로 무너진 서울을 그 무대로 삼습니다. 물 한 모금이 생존을 결정하는 세상. 제가 직접 봤을 때, 무너진 남산타워와 먼지로 뒤덮인 도심 풍경은 단순한 세트가 아니라 꽤 묵직하게 다.. 2026. 4. 16.
한국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리 (서울 청춘, 퀴어 서사, 우정 연대) '좀 이상하면 어때, 그게 나인데.'이 말을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그 질문이 얼마나 오랫동안 서랍 속에 방치되어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서울이라는 무대, 청춘이라는 전쟁터'나답게 산다'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 질문을 서울이라는 공간 위에 던집니다. 이태원 골목, 을지로 노포, 대학가 자취방 같은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는 풍경들이 화면에 가득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보니, 이 영화가 그린 서울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었습니다. 네온사인 뒤에 숨겨진 청춘의 고독을 포착하는 방식이 꽤 날카로웠습니다.영화는 미장센(mise-en-scène)으로 인물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되는 모든 시각 요소,.. 2026.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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