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1 한국영화 <하얼빈> 리뷰 (현빈 연기, 미장센, 서사극)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역사 영화는 어차피 결말을 아는 채로 보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감동보다 의무감으로 관람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관을 나서며 한동안 자리를 못 떴습니다. 안중근이 설원 위에 남긴 발자국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0대 후반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느껴지는 감각이 있다는 걸, 이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현빈의 연기, 기대와 실제는 달랐다일반적으로 현빈이라고 하면 깔끔한 이목구비와 세련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저 얼굴로 안중근이 설득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거든요.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그 생각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제가 직접 극장에서.. 2026. 4. 15. 한국영화 <30일> 리뷰 (결혼생활, 기억상실, 로맨틱코미디) 이혼 직전의 부부가 기억을 통째로 잃는다. 그리고 서로에게 다시 설레기 시작한다. 저도 처음엔 '뻔한 설정 아닌가?' 싶었는데, 영화관을 나오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30대 후반, 주변에서 결혼과 이혼 소식을 번갈아 듣는 나이에 이 영화는 생각보다 꽤 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이혼 직전 부부와 기억상실, 이 조합이 통한 이유영화 30일은 뜨겁게 사랑했지만 지금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두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변호사 정열(강하늘 분)과 영화 PD 나라(정소민 분)는 이혼 확정 판결을 앞두고 법원이 정한 30일간의 이혼 숙려 기간에 들어갑니다. 이혼 숙려 기간이란 법원이 이혼을 최종 확정하기 전, 당사자들에게 재고의 시간을 부여하는 제도로 협의이혼 시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 2026. 4. 14. 한국영화 <핸섬가이즈> 리뷰 (자기애, 선입견, 전원생활) 거울을 보다가 문득 "나 요즘 왜 이렇게 아저씨 같지?" 싶었던 적, 한 번쯤 있지 않으십니까. 저는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그 생각이 부쩍 잦아졌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왔는데, 이상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더군요. 영화 핸섬가이즈, 웃기는데 왠지 씁쓸하고, 황당한데 왠지 위로가 됐습니다.스스로를 '핸섬'이라 믿는 용기 — 자기애 이야기영화의 출발점은 단순합니다.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 이 두 사람은 스스로를 '핸섬가이즈'라고 부릅니다. 남들 눈에는 영락없이 흉악범 관상인데, 본인들은 그 사실을 눈곱만큼도 인지하지 못합니다. 처음엔 그냥 설정상의 개그인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이게 단순한 웃음 코드가 아니더군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 2026. 4. 14. 한국영화 <범죄도시2> 리뷰 (배경과 맥락, 배우 연기력, 카타르시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1편이 그렇게 터진 이후라 속편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있었고, "아마 실망하겠지"라는 생각을 반쯤 품고 극장에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나오는 순간 제가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범죄도시 2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결된 범죄 액션 오락물이었습니다.가리봉동 이후 4년,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1편의 배경인 가리봉동 소탕 작전은 당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좁은 골목, 조선족 커뮤니티, 서울 변두리 특유의 거친 분위기가 사실감을 극대화했죠. 그런데 2편은 무대를 아예 베트남으로 옮깁니다. 이 선택에 대해 "로케이션 변화가 시리즈의 정체성을 흐린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이국적인 배경이 마석도 캐릭터의 .. 2026. 4. 13. 한국영화 <형> 리뷰 (줄거리, 연기력, 형제애) 뻔한 결말인 걸 알면서도 눈물이 나는 영화,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언제 보셨습니까? 저는 오래전에 봤던 영화 한 편을 최근에 다시 꺼내 봤다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세게 얻어맞았습니다. 권수경 감독의 2016년작 입니다. 조정석과 도경수, 이 두 배우가 형제로 만났다는 설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한 영화라는 얘기를 많이들 하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았더군요.줄거리유도 국가대표였던 동생 고두영(도경수 분)은 경기 중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시각장애를 얻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사고 이후 두영이 세상 전체를 향해 문을 걸어 잠가버렸다는 점입니다. 스포츠 선수에게 신체 기능 상실이란 단순한 부상 그 이상입니다.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는 경험이기 때문입니다.그 절망 속.. 2026. 4. 13. 한국영화 <연애의 온도> 줄거리, 명장면, 총평 안녕하세요! 영화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오니픽입니다.오늘은 "이거 내 이야기 아니야?" 싶을 정도로 지독하게 현실적이라서, 보다가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지는 영화 한 편을 들고 왔습니다. 바로 이민기, 김민희 배우의 환상적인(혹은 환장할) 케미가 돋보였던 노덕 감독의 입니다.보통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면 사탕처럼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시겠지만, 이 영화는 다릅니다.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되는 '진짜 연애'의 밑바닥을 아주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그려냈거든요. 줄거리부터 가슴을 후벼 파는 명장면, 그리고 제 주관적인 총평까지 아주 솔직하게 풀어볼게요!연애의 온도 줄거리영화의 주인공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은 같은 은행에서 일하는 사내 커플입니다. 무려 3년 동안 남들 몰래 뜨겁게 연애했지만, 결.. 2026. 4. 8. 이전 1 2 3 4 5 6 7 ··· 11 다음